방사선 방호의 필요성과 실무

방사선방호의 필요성

1895년 11월 독일의 렌트겐이 X선을 발견하고 1896년 2월에 프랑스의 베크렐이 우라늄의 방사능을 발견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방사선이 인체에 장해를 준다는 사실이 보고되기 시작하였다. 즉, X선이 발견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X선의 과다 피폭으로 인한 인체 영향의 우려가 보고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1896년 3월에(X선 발견 4개월 만에) 미국의 에디슨과 머튼은 안구의 상해 효과를 보고하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영국과 독일에서도 X선의 과다 노출로 인한 손과 피부의 탈모와 홍반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그리고 1898년 큐리 부부가 처음으로 우라늄 광석에서 라듐을 분리한 지 3년 후인 1901년에는 소량의 라듐을 소지하고 있던 연구원의 피부에 화상 발생이 보고되면서 라듐의 방사능도 인체에 상해 효과를 일으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렇게 X선과 라듐에 의한 인체의 상해 효과가 보고되면서 미국에서는 X선 방호 권고안이 만들어졌으며, 유럽에서도 X선 및 라듐에 대한 방사선방호 권고안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928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국제방사선 의학총회에서는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방호하기 위한 권고와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기구로 국제 X선 라듐 방호위원회가 설립되었다. 이후 중성자 발견 및 중성자에 의한 핵분열 현상이 발견되었고 가속기도 제작되어 각종 방사성동위원소가 생산되면서 다양한 피폭 원으로부터 인체 피폭 및 장해의 사례가 증가하였다.
1940년대 중반 원자력이 군사적으로 이용된 이후 원자력에너지와 방사선의 평화적 사용이 전 세계로 확대되었으며 이에 방사선방호의 국제적 규범과 지침이 필요해짐에 따라 1950년에 국제 X선 라듐 방호위원회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지금의 ICRP)로 명칭이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ICRP는 전리방사선 방호에 관한 국제자문기구로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각종 방사선원, 방사선 발생장치 및 방사성물질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필요한 방사선방호에 관련 권고와 주요한 기술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ICRP의 방사선방호 권고와 지침은 전 세계적으로 방사선방호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본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서 방사선방호 관련 법령 제정의 토대가 되고 있다.

방사선방호 실무

1942년 페르미가 최초의 핵분열 연쇄반응 실험이 C P-1 원자로에서 성공한 이래 원자로를 이용한 인공방사성동위원소의 생산 등으로 방사선 피폭 원이 증가하였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에서 원자폭탄을 제조하기 위한 맨해튼 계획이 수립되어 시행되는 과정에서 강력한 고준위 방사성물질을 취급하게 됨에 따라 연구자 및 기술자들을 방사선차폐와 선량평가, 방사선 안전성 확인 등을 전문으로 하는 다수의 물리학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해한 방사선으로부터 인체의 보건을 책임지는 물리학자 즉, 보건물리학자라고 불리며, 또 이들이 하는 업무 분야를 보건물리학이라고 불렀다. 보건물리학은 물리학, 화학, 생물학, 수학, 의학, 환경 생태학 등 다양한 학문이 융합된 학문으로 방사선과 방사능의 물리적 측정, 방사선량과 생물학적영향의 상관관계 규명, 방사선량 산정, 차폐 및 평가, 방사성물질의 환경 거동 평가 등을 다룬다. 이 외에도 방사선 작업의 안전성 평가와 안전 절차 고안 등 전리 및 비전리 방사선의 유해한 영향으로부터 개인과 집단의 건강을 보호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필요한 방사선방호 전문지식을 다룬다. 보건물리학이라는 용어는 주로 미국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사실상 방사선방호 분야는 업무 범위 및 내용이 유사하므로 유럽이나 전 세계적으로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의 방사선방호학이라는 용어를 선호하고 있다.
방사선관리(또는 방사선안전관리)는 방사선방호에 필요한 보건물리학(또는 방사선방호학) 지식을 실무현장에 적용하는 기술 분야의 업무이다. 방사선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방사선방호에 필요한 보건물리학 지식과 함께 각종 방사선방호 관계 법령과 규정을 숙지라고 이를 적절히 이행하여야 한다.

방사선관리 계획

방사성동위원소 및 방사선 발생장치를 취급하는 사업자는 원자력안전법의 방사선방호 관계 법령에서 규정하는 바에 따라 방사선관리 계획을 수립하여 이행하여야 한다.
방사성동위원소 및 방사선 발생장치를 취급 및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사용에 대한 안전관리 규정과 사용 허가를 사전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받아야 하며 취급 및 사용하는 실험실의 설비, 구조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방사선 안전 보고서를 작성하여 작업자에 대한 장해방어 조치와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이 없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이에 관한 내용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원자력안전위원회 규칙 "방사선 안전관리 등의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과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 "방사선 안전 보고서 작성 지침"등에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방사성동위원소나 방사성 발생장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기술한 방사선 안전 보고서의 작성 외에도 원자력안전법의 방사선방호 관계 법령의 요건에 따라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에 관한 정보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하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구할 수 있다.
국가 방사선방호 관계 법령의 요건에 따라 방사성물질 또는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수립하고 수행해야 하는 방사선관리 계획은 크게 소프트웨어적인 방사선관리 기술 행정 계획과 이를 하드웨어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사선 측정 및 선량평가 등의 방사선감시 이행계획으로 나누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