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검출기
우리의 감각으로는 방사선을 직접 관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방사선의 존재를 확인하고 계량하기 위해서는 방사선의 존재를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신호로 바꿔주는 기기가 필요하다. 이런 기능을 갖는 기기를 통칭하여 방사선 검출기라 부른다. 뢴트겐이 우연한 기회에 X선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든 형광판도 하나의 방사선 검출기이다.
방사선 검출기와 계측시스템
방사선 검출기란 방사선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방사선이 존재를 측정할 수 있는 신호로 변환해 주는 기능을 갖는 장치를 말한다. 그 외에도 이들 작용으로부터 파생되는 효과나 기타 독특한 작용도 있다. 발광 작용은 여기 전자가 기저상태로 천이할 때 수반되므로 여기 작용의 일부로 볼 수 있고, 감광작용은 감광유제의 화학적 변화에 의한 것이므로 화학작용의 파생으로 볼 수 있다. 생물학적 작용도 주로 생체의 핵심 요소인 DNA의 화학적 변화가 그 작용기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방사선 검출이란 이들 작용의 어느 하나를 이용하여 그 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2차 효과, 예를 들면 전리에 의한 전하, 여기에 따른 빛, 화학변화에 의한 사진필름의 감광, 구조결함에 따른 비적 등을 관측함으로써 그 원인이 된 방사선을 식별하고 계량하는 것이다. 따라서 방사선 검출기의 종류는 어떠한 상호작용을 어떤 방법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식이 있을 수 있다. 방사선과 상호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물질은 없다. 그러니까 모든 물체는 방사선 검출 기능이 있다. 문제는 그 상호작용이 우리의 목적과 일치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쉽고 안정적으로 그 결과를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가가 그 물체를 검출기로 사용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 실용 검출기가 되기 위해서는 기능뿐만 아니라 비용도 개입한다. 같은 기능을 가진 검출기이지만 훨씬 고가라면 도태된다.
검출기 출력의 처리
검출기에 방사선이 입력되면 그 출력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즉, 입력과 거의 동시에 출력을 내는 직접 출력형과 입력이 검출기에 기록되는 누적 형이다. 직접 출력형은 능동형이고 따라서 전원을 필요로 한다. 전리함, 비례계수관, GM관, 섬광검출기 등은 직접 출력형이다. 이에 반해 열형광선량계, 유리선량계, 필름배지, 고체 비적 검출기 등은 후자에 속하며 수동형 검출기이고 노출 시점에서는 전원이 필요하지 않다. 누적 형 출력을 형성하는 검출기는 그 누적되는 형질에 따라 각각에 적합한 판독 과정을 거쳐서 입력량을 알 수 있게 되는데 전형적인 예로 필름의 경우 필름현상을 거쳐 흑화도를 측정하여 필름이 방사선에 노출된 양을 결정하는 것에서 볼 수 있다. 이렇게 누적 형 출력의 판독은 검출기의 고유란 절차에 따른다.
직접 출력형은 대체로 방사선의 전리작용에 의한 전하나 여기 작용에 따른 섬광의 형태로 출력된다. 하나의 방사선이 검출기에서 작용하여 전자나 광자가 출력되는 경우에는 그 출력은 전하가 이동하는 짧은 시간에만 형성되므로 본질적으로 펄스의 형태를 갖는다. 펄스랑 짧은 시간 동안의 전류의 시간변화이다. 따라서 펄스가 하나의 방사선이 검출되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되며 이 펄스 수를 적절한 계기로 관측하면 곧 검출기가 포착한 방사선 수를 계측하는 것이 된다. 이처럼 개별 펄스 신호를 계수하여 입사한 방사선의 수나 에너지(펄스의 크기로부터 판별함)를 계측하는 것을 계측시스템의 펄스모드 운영이라고 한다. 대개의 방사능 계측은 시료 내 방사성 붕괴 수를 구하는 것이므로 이를 위한 계측시스템은 펄스 모드로 운영된다.
만약 방사선이 입사하는 빈도가 극히 높아 하나의 펄스가 종료되기도 전에 다음 펄스가 이어지는 경우에는 축력이 펄스가 아닌 연속전류의 형태로 나오게 될 것이다. 이때는 측정이 개수를 세는 방식이 아니라 흐르는 전류(평균치)를 재게 되므로 전류모드 운영이라고 한다. 이 모드는 방사선량(융)의 측정에 종종 이용된다.
누적 형의 대표적인 검출기는 섬광검출기이다. 흡수된 방사선 에너지의 일부를 가시광선으로 변환하여 내보내는 성질이 있는 물질을 섬광 물질이라 한다. 섬광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 형태의 것이 있으며 유기 물질이 있는가 하면 무기 물질도 있다. 대개 액체 섬광 물질로 사용되는 것들은 유기 섬광물질을 적절한 유기 용매에 녹인 것이다. 섬광 물질이 방사선에 노출될 때 빛을 내는 것은 마치 형석을 서로 부딪치면 그 역학적 에너지가 변환되어 섬광으로 방출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구체적인 섬광의 과정은 무기물질과 유기물질에서 다소 차이가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방사선에 의하여 여기된 전자가 다시 기저상태로 천이할 때 빛을 낸다.
직접 출력형의 대표적인 검출기는 기체 전리를 이용한다. 일정한 체적에 기체를 봉입하고 양단에 전압을 걸러 방사선이 기체 내에서 전리작용을 일으킨 결과로 생성되는 이온쌍(+이온과 -전자)을 각각 반대 전극에 수집함으로써 전기적 펄스나 전류를 얻어 방사선을 검출한다. 따라서 실제로 검출기 내부에 기체가 있어도 섬광 작용(여기작용)을 이용하는 검출기는 기체 충전형이라 부르지 않고 기체 섬광검출기라 부른다. 기체 충전형 검출기는 인가되는 전압의 높이에 따라 양극에 수집되는 전자의 수 즉, 출력신호의 크기가 변하는 특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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